매번 용과 같이 시리즈를 세일하는 거 보고 입문해볼까? 하다가도 수많은 시리즈로 인해 포기했었다.
시리즈가 많은 게임은 이런 요소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러다 찍어먹어보자 라는 심정으로 제로, 극1, 극2 합본팩만 구매해서 플레이했다가 대가리 씨게 깨졌다.
극2는 하기 전부터 극1, 제로에 비해 호평이 비교적 적어 걱정했지만, 게임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극2부터 드래곤엔진으로 변경되면서 그래픽, 물리 등이 한 번에 많이 변화하여 생소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용과 같이였다.
플레이하면서 호평이 비교적 적었던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이야기 소재의 차이
용과 같이 제로, 극1, 극2 플레이 순서에 대하여 추천해주는 사람마다 순서가 다르다.
게임의 발매 시기는 제로(2015) - 극1(2016) - 극2(2017) 이지만
플레이 순서는 극1 - 제로 - 극2로 플레이하였다.
용과 같이 제로의 엔딩크레딧에 극1 엔딩에 대하여 서술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눈 딱 감고 지나가면 되지만, 극2에 들어가기 전 극1의 엔딩을 리마인드하기 위해서 이렇게 플레이했다.
극1의 경우, 플레이어의 캐릭터, 즉 주인공의 이야기라 재미있었고
제로의 경우, 관계 형성 이유에 대해 알아가니까 재미있었다.
극1을 플레이할 때는 주인공의 운명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에 현재시를 플레이하는 게 재미있었고,
제로를 플레이할 때는 이미 재미있게 플레이한 극1을 바탕으로 과거시를 유추, 파악하는 게 재미있었다.
극2의 경우도 여전히 주인공, 키류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나의 이야기" 보다 "동성회의 이야기" 혹은 "우리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했다.
키류의 감정선, 변화보다 이야기 전체의 변화, 대립 상황, 키류가 아닌 제3자의 감정 변화에 집중을 하게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다 보니 극2가 극1, 제로에 비해 플레이어를 사로잡는 흡입력은 떨어졌다고 느껴졌다.
극1, 제로는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 극적인 사건을 통해 어떤 변화를 맞이하는지
궁금하고, 서둘러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에 한 번에 오래 플레이하였지만,
극2는 장마다의 길이도 비교적 짧은 데다 흡입력도 비교적 떨어지니 깔짝하다 끄고, 깔짝하다 끄는 걸 반복했다.
등장 캐릭터, 주변 인물의 스토리텔링, 매력 어필 부재
키류나 마지마 같은 주연 캐릭터의 등장 빈도, 중요도를 말하는 게 아닌 이를 제외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에서 차이가 좀 느껴졌다.
극1은 키류의 소꿉친구의자 의형제, 가족인 '니시키야마'라는 악당이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
키류의 이야기이다 보니 니시키야마의 과거, 대립하게 된 이유, 더 나아가 악당인 니시키야마의 감정 변화까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악당에게도 플레이어가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스토리 텔링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제로-키류의 경우, 키류와 대립하는 악당이 단순히 악당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닌
키류를 저지하려는 악당인지, 키류에게 깨달음을 주는 인물인지 정확한 관계가 정립되지 않은 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키류를 상대하는 간부 3인방을 절대악이라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대립되는 관계 속에서도 키류를 성장하게 한 인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제로-마지마의 경우, 적인지 조력자인지, 선인지 악인지 애매모호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마지마를 부려먹으면서도 조언을 해주고, 죽이려면서도 협력하는 관계인 사가와 츠카사라는 캐릭터나
전 삼합회의 살인청부업자였지만, 때려치우고 지역 여고생들을 인신매매단으로부터 보호해 주거나
마코토를 보호해주는 리웬하이라는 캐릭터 등
선인지 악인지 단언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이렇게 제로의 경우 애매모호한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왜 재미있었는가?라고 묻는다면
애매모호한 만큼 주인공 캐릭터에 변화가 잘 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인물들 속에 있으면서 주인공 캐릭터가 어떤 변화를 어떻게 맞이하느냐?"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주인공, 즉 내 이야기임과 동시에 극1의 과거 이야기를 유추, 해석하게 되니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렇게 극1, 제로는 악당에게도 감정이입 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해주었지만,
극2의 경우, 악당들의 매력 어필, 스토리텔링이 부족했다고 느껴졌다.
이는 악당들의 새로운 점이 발견되었을 때 크게 체감된다.
게임 초중반에는 악당의 이야기, 주변 인물의 이야기보다 "동성회의 이야기"가 주로 진행되고,
게임 후반에 가서야 갑자기 "악당의 이야기"가 봇물 터지듯 한 번에 쏟아내지니
악당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더라도 "아 그래? 그런 인물이었어?" 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된다.
예를 들자면, 고다 류지가 모든 걸 털어내며 변화하게 되는 마지막 순간이나, 테라다, 타카시마의 반전 요소들도
이전 플레이 과정에서 해당 인물에 대한 생각, 감정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었다.
개연성 부족
이는 극1, 제로와 무관하게 극2 자체에 대해 조금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용과 같이를 플레이하면서 느낀 매력포인트 중 하나가 웃을 수 있는 포인트를 통해 분위기 환기를
자주 해준다는 점이다.
데스 스트랜딩, 데이즈곤, 마피아 등 이전에 한 게임들도 웃을 수 있는 대사는 있었지만,
이를 통해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가 바뀐다거나, 플레이어가 웃으며 재미있게 느껴지는 부분은 적었다.
항상 무거운,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되다 보니 플레이하는 텐션 자체가 항상 낮은 텐션을 유지하게 되었고,
게임을 오래 플레이하며 피곤함이 느껴지게 되었다.
하지만 용과 같이는 수많은 서브 스토리 혹은 일부 컷신 등을 통해 진지한 이야기 속에서도
유쾌하게 웃으면서 플레이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를 통해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유쾌하고 가벼운 분위기로 바뀌게 되었고,
덕분에 한 번에 오랜 시간 플레이하더라도 피로감이 비교적 적게 느껴졌다.
극2의 일부 장면, 특히 오사카성의 이야기는 이렇게 분위기 환기를 유도하고 만든 장면이라고 느껴졌지만,
웃기지도 않고, 만약 이게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면 더 나쁘게 느껴질 것 같았다.
오사카 성이 땅 속에서 솟아나고, 성이 반으로 갈라지더니 황금 성이 등장하는 장면 외에도
이렇게 땅 속에서 나온 성에 카와라 형사는 어떻게 몰래 들어와서 키류보다 앞에 있던 것인지,
수배 용의자가 되어 체포 영장이 나온 다테 형사가 별 다른 언급도 없었는데
어떻게 경시청 13번 자료실에서 자료 조사를 했던 것인지 등 의문이 드는 장면이 꽤나 많다.
극1, 제로의 경우도 하나하나 따지면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들이 있었지만, 문제 삼을 정도로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극2의 경우, 플레이하는 내내 '왜? 어떻게? 아니 왜?'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이야기 소재의 차이가 이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감정 변화에 대해 집중했던 극1, 제로와 달리
사건의 변화, 전말 등에 집중한 극2에서 이런 개연성 차이에 대해 더욱 크게 체감되는 것 같다.
반복되는 이야기
극2는 과거 시마노와 카자마가 진권파를 습격했을 때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전말이 밝혀지는데, 이 과정이 너무 많이 반복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A라는 인물이 "사실 이랬던 이야기다!" 라고 말하면
다른 B라는 인물이 "아니다! 사실 거기에 더해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라고 말한다.
그러면 또다시 A가 "진짜 사실은 거기에 이런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라고 말한다.
물론 게임 내에서 시간이 많이 지난 사건이기 때문에 기억이 흐려졌거나,
그 당시에 기억이 안 나서 이렇게 말하는 것도 있겠지만
하나의 사건에 대해 숨겨진 사실을 말하는 것이 계속해서 반복되다 보니 답답함이 좀 느껴졌다.
이런 아쉬운 요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극2는 상당히 재미있었던 게임이다.
제로, 극1과 다른 엔진이 처음엔 어색하고, 내 주먹에 바람인형처럼 적들이 날아가는 게 별로라고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니 주먹에 맞고 마구잡이로 날아가면서 가게 유리창을 깨부수면서 들어가거나, 다른 적들에 맞고 부딪히면서 넘어지는 것들이 오히려 쾌감으로 느껴졌다.
또한 들어가는 가게, 거리, 장소가 많은 용과 같이가 극2으로 넘어가면서 로딩 시간이 없어진 것도
큰 매력 요소로 느껴졌다.
이렇게 매력적인 게임들로 용과 같이 시리즈에 입문하게 되니 키류 사가의 끝을 보고 싶어 졌다.
아마 이후에 리마스터 3,4,5도 구매하여 플레이하게 될 것 같다.